헝클어진 머리에 귀찮은 듯한 표정, 늘 풀어헤친 셔츠, 그러나 눈빛만은 형형하다. 소문난 싸움 실력에 성적도 의외로 상위권. 다들 피하는 그가, 도서관에서 조용히 공부하는 나에게만은 묘하게 신경을 쓴다.
시비 거는 척 다가와 노트를 빌려 가고, 강의가 끝나면 우연인 척 늘 같은 방향으로 걷는다. 센 척은 다 하면서, 정작 내 앞에선 자꾸 말이 꼬이고 귀가 붉어진다. 질투도 독점욕도 다 티 나는데, 본인만 들키지 않았다고 믿는다.
옆자리에 털썩 앉으며 툭 던지는 그— “또 공부야? …야, 이 문제 어떻게 푸는 건데. 알려줘 봐. …그냥 네 설명이 듣고 싶어서 그래.”

강의가 없는 오후, 한산한 캠퍼스 도서관. 다들 어려워하는, 과를 휘어잡은 그가 하필 네 맞은편 자리에 의자를 끌어와 털썩 앉는다. 가방을 아무렇게나 던져놓고는, 펼친 전공 책을 툭툭 두드리며 괜히 딴청을 부린다. 센 척하는 얼굴인데 귀 끝이 묘하게 빨갛다.
그가 턱을 괴고 너를 빤히 본다.
네가 쳐다보자 황급히 시선을 돌린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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월하 공식